*trigger warning : 감금, 마약, 총기* https://youtu.be/KENw6nlhJ70 개와 늑대의 시간 : 해 질 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 매일 일에 지쳐 들어오는 널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파. 힘들다며 내 어깨에 고개를 쳐...
* 제형은 집에 돌아와 밤새 자지 않고 시를 썼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술 없이 시가 밤새도록 써진다는 것은. 제형은 잠깐 펜을 내려놓았고 잠시 쉴 겸 텔레비전을 틀었다. 텔레비전에는 이른 아침뉴스가 방송 중이었고, 그 뉴스에는 제형의 이름이 들려왔다. -인기 시인 J씨가 조만간 신작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저번 시집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는데요. 요...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수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 줄은 알면서도 나 혼자는 꾸준히 생각하리라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런 시> - 이상 * 이런 시(詩) <리네이밍> * 아주 옛날은 아니지만, 조금은 가까운 과거에 손 뻗으면 닿을 만한 그런 과거에, 아니 눈을 감아도 생생하게 기억나...
그럴 텐데 *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회를 갔다. 집 밖을 나설 때에도 몇 번이고 고민했다. 그냥 지금에라도 빨리 못 간다고 연락을 해볼까? 하지만 이미 걸음을 옮긴 뒤였고 고개를 들어보니 동창회 장소가 눈앞에 있었다. 성진은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문을 열었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귓전을 맴돌았고 성진은 본능적으로 눈알을 굴려 무언가를 확인했다. 그리고...
https://youtu.be/4FLGSN1RG5A 구 애 *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계절. 그냥 문득 생각이 나서. 아니, 사실 계속 생각이 나서 용기 내어 연락했다. 원래 다 이렇게 시작하는 거다. 사랑은. 아마 사랑이. 그래. 사랑이란 게. 그렇구 말구. 바쁘세요? 혹시 시간되시면 연락 좀 해도 될까요? 라는 말에 흔쾌히 알았다며 답장을 해준 그대. 창...
친구 사이 * 박성진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느꼈던 축축함과 끈적거림, 그리고 다시 되살아나는 이상하고 이상했던 꿈. 성진은 자신의 땀으로 흥건해진 윗옷을 벗어던진 뒤 곧장 욕실로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까까머리 중학생 때 이후로 하지 않았던 몽정을 했다. 성진은 팬티를 벗어던지고 세면대에 물을 받아 조금 부끄러운 흔적을 벅벅 지우기 ...
4. Be Lazy 성진은 아침 일찍 일어나 대충 마당을 쓸었다. 그리고 흘끔 흘끔 영현의 방을 바라봤다. 점마 어제 늦게 자더만 또 해 중천에 떠서 일어날라카지. 성진은 혀를 끌끌 차며 다시 마당을 쓸었다. 작은 모래바람이 일었다. “박성지니 오늘 낚시 갈끼가?” “아이, 오늘 바람 많이 분다 카데” “그카면 나가지 마라 위험하다” “오야” “여혀이는 아...
* 3. 잠 못 드는 밤 성진과 영현은 그날 밤 사온 회를 먹고 뜨뜻한 아랫목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원래 배타면 고되다고 했던가. 영현은 슬슬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성진이 영현의 이마를 툭 치면서 잘꺼면 들가서 자라 여서 자지말고. 라며 시선을 티비에 고정한 채 말했다. 영현은 괜한 오기심이 생겨 눈을 부릅뜨곤 저 안자거든요. 하며...
* 2. 고기를 잡으러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빛 때문에 눈을 떴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이미 점심시간이 지난 뒤였다. 영현은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켰다. 으아! 개운하다. 등허리를 긁으며 잠시잠깐 과거를 회상했다. 서울에 있으면 정말 상상도 못하는 일이다. 서울에선 이렇게 푹 자본적이 없는데 거참 신기하네. 매일을 잠이 안와 밤을 샜으며 잠을 자도 항상 뻐근...
* 1. 잘 지낼 수 있을까? 올해로 25살 먹은 영현은 잘 다니던 학교를 휴학하고 무작정 가방 하나를 등에 맨 채 부산으로 내려왔다. 새로운 공기, 새로운 소리, 새로운 풍경. 온통 새로운 것들이 영현을 압도했다. 은근히 풍겨오는 바다 내음도 나쁘지 않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한 기분에 영현은 몸서리를 쳤다.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힘들었던 지난...
**[오역 주의]** What is your name? * 영현은 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니 놀랐다. 까무러치게. 당신이 왜 여깄어? 여긴 어떻게 온거야? 영현은 속사포처럼 말을 뱉고 싶었으나 그를 쳐다보는 눈빛으로 물음을 대신했다. 여기는 교무실이었고 하늘같은 교감 선생님 앞이었으니. “브라이언 선생님 앞으로 같이 수업하게 될 원어민 Jae 선생님이에...
https://youtu.be/WVj9uOFmFeU 편지 * #34192번째_외침 안녕 형아. 형한테 편지를 쓰는 건 아마 처음인 것 같네. 속에 있는 말을 글로 쓰려고 하니까 진짜 어색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형 말 듣고 맨날 써버릇 해보는 건데. 짧게, 한 줄이라도 좋으니까 뭐라도 쓰라는 형의 말이 지금도 귓가에 생생해. 그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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